산촌의 삶이 그렇다
-어느 시인의 독백
장지원
이런저런 소리 안 듣고
어질어질한 그림 안 보고
세상모르고 살면
무지하다 하겠지
산촌의 삶이란 게 그렇다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소리
세월을 실어 나르는 여울물 소리
시절이 어떤 줄도 모르고
고독하다 하겠지
산촌의 삶이란 게 그렇다
주고받는 산새들의 은어
애끊는 짐승들의 소리
뭔지도 모르면서 마음 한편을 비워두면
허허롭다 하겠지만
산촌의 삶이란 게 그렇다
산이 좋아 온 것도 아닌데
길 따라 바람 따라 왔으니……
종용히 살다 갈 때 가슴에 담아가야 할 것 글뿐이라
새벽마다 창가에 내리는 이슬이 있어 눈시울이 맑다
산촌의 삶이란 게 그렇다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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