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 갈 수 없었던 세월
장지원
칠년
그 세월 곁에
투명한 그림자 새워두고 숨 고를 때
오던 봄이 멈춘 듯
꽃봉오리 멍울서
그 이름 차가운 이슬에 빨고 빨아도
감당하기 힘들어 밤이 짧다
야속한 세월 비켜가지 못해
쓸어져 알 박힌 자리
그 때 이야기로 풀어간다
보글보글 끓는 냄비 안에 지그시 눈 감고 있으니
피차 뜨거운 우정
풀잎 이슬로 영혼을 달래 먼 길 앞서 보내놓고
한 쌍의 문인석이 되어 세월을 지키다니
진달래 피면
금사골 달 밝은 날 만나기로 한 그 약속
그대의 홀로그램, 몇 년의 시간을 아울러 놓아도
무 관중 속
말을 잊은 무성영화
양평 밤하늘에 밝은 별자리 되는 날
양근나루에 철철이 나룻배 띄워
못 다한 이야기 실어 나르는 전설의 은하가 되리
<노트> 벗 『세기』를 생각하는 시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추억을 쌓아, 차곡차곡 쌓인 무게만큼 널 그리워한다. 보고 싶다. 우리의 짧은 우정을 한 편의 시에 담아 간직하고 싶은 밤.
20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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