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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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의 지경을 넘는 사람들/시 장지원

노파 2017. 12. 31. 05:35

송구영신의 지경을 넘는 사람들

장지원

 

 

덮을 수 없는 일들

덮어서는 안 될 날들이

죽순처럼 자라

시절이 엉켜 암울했던 날들

꼬리를 감춘 뜰 안에

제야의 종소리만이 여운을 남기는 시간

아직도 정해 놓은 것 아무것도 없는데

해가 바뀌어 무거워진 어깨

벗을 수도 없는 일들이

지나온 시간만큼

지경을 넘는 순간 무게를 더 느낄 게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숙명처럼 받아주어야 한다

 

인정에 끌리던

순정이 동하던

수레바퀴를 떠받치는 살의 얼룩이 말해 주는 게 전부이다

사관의 붓이 떨리기 전, 시절의 주인은 할 일이 있음을 알아야 할 터

 

신은 이를 보고 말이 없어도, 바다의 소리는 쉬 잠들지 않을 게다

 

201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