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만난 사람
장지원
좋은 그림을 그리다
수채화 물감을 엎질러놓고도
당당한 기색으로
보란 듯이
숫한 이파리 다 건드리더니
이브의 치마폭인양
원색으로
그 큰 산들을
덮어 물들이는 너. 가을이여
햇살이 얕아
짧은 인연이라고
갈피갈피 날을 거듭하면서도
곁을 주지 않는
너의 화려한 변신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기에
찬바람 불어오기 전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다
2017.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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