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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애송이의 출산은 무죄다/시 장지원

노파 2017. 9. 12. 06:48

애송이의 출산은 무죄다

장지원

 

 

건들마 유혹하자

철나자 밤나무도

부드럽게 치마폭을 키운다

은밀히 닫고 있던 고슴도치자궁

농익은 이슬 물고 순산하는 알밤송이

그들 곁에

밤애송이 자궁 열려 파란데도 시절을 같이 간다

이를테면

자연도 허물치 않는 일을

미혼의 산통을 정죄 하지 마라

힘겹게 버텨온 날들이

서른 자궁 열어

초산의 고통을 누가 알까

모두 외면하면

두렵고 무서운 해산을 홀로 격어야 하기에

하늘 아래

누가 뭐래도

애송이의 출산은 무죄다

 

2017.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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