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에 젖은 달빛
장지원
가을비에
시인의 등잔불이 거물거린다
야심한 초침을 타고
가을비 내리는 밤
잠들지 못하는 머그잔
투박한 음운에 토막 난 가락을 붙여주는 밤
부서지는 이슥함을 쓸어내다
가을이란 비에 젖고 마는 달빛
사색의 그림자 드리워 미동이 없다
이 가을
누굴 생각하며
밤새도록 울어 되는 전령사들
새벽이 되어서야
한 줄의 사연도 남기지 않은 채 떠난 파란 하늘 길
성큼 다가선 아침의 가을을 보고서
그제야
시인의 시심도 길을 따라 나선다
2017.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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