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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엄니의 가을/시 장지원

노파 2017. 9. 5. 09:16

엄니의 가을

장지원

 

 

초원의 바람 같아

미쭉한 길을 걷다

미련의 한 자락 깔고

더디 가고픈데

 

코스모스의 사주가 있었으리라

알싸한 주막도 지나쳐

건들건들 걸어오는 건들마

 

속절없이 품 열어

밤톨 같은 것들 쏟아내더니

가지 끝에 이는 바람 잡으며 지켜보겠다던

그 약속 지키지 못하고

 

세월을 앞서

마르고 빈 거죽 되어

때 되어 부는 바람 따라 떠나야 하는

엄니의 가을

 

20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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