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추 가는 길
장지원
송추 가는 전동차에
몇 날을 접어 싣는다
하얀 파뿌리 한 대
구파발 들판에 버리고
달아나는 궁둥이를 멍하니 바라보다
낙엽 지는 길을 걷는다
북한산 찬 기운이
헐렁한 바짓가랑이를 들락날락거리며
송추 가는 길을 재촉 한다
내가 늦을 때면
아내의 마음은
버스 마다 놓치지 않고 비추다
누룽지가 된다
잠시 들렀다 일어설 때면
까만 비닐봉지 하나를 꼭 쥐어준다
아내의 체온에
노릿노릿 익은 누룽지 냄새가 좋다
송추 가는 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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