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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우울증/시 장지원

노파 2017. 4. 19. 06:17

우울증

장지원

 

 

모래 씹는 것 같은 밥술

말수를 잊은 지 오래

잠자리라곤

허접한 개꿈만 꾸다

스스로

구석진 방에 처박히는 상실감

오라는 곳 없으니

갈 곳도 없다

울타리 없는 자신에 갇혀

내일마저 소진시키는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날이

자청해 잔인하게도 고문을 일 삼는다

자신이 싫은 자학의 순간들

검은 소매 너풀대는 지친 손

거침없는 휘몰이장단에

꺾인 꽃이 되어 시들고 있다

사는 게 돌처럼 무거울 때

삶은 힘겨운 싸움인데, 주저앉는 게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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