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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허수아비의 가을/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6. 10. 26. 11:12

허수아비의 가을

老波 장지원

 

 

가을이 저물어 가면

가지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숨이 차다

들국화 송이에 서리 내려

흩어지는 향기에도 몸 가누기 힘들어 하는 허수아비

허무만 키우는 빈 들

눈 가는 곳마다 바빴던 시절이 있었던가?

숱한 날 쉬 보내 놓고

잠 못 이루는 밤

아직도 하얗게 피고 있을 목화밭에 들러

못다 들은 이야기 들려 달라 하면

시리게 피우는 송이인들

옛 이야기이기에 가슴 아프다

 

201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