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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침묵

노파 2011. 8. 11. 09:40

산사의 침묵

老波

 

 

잔바람

나뭇잎 사이에서 쉴 때

산사 추녀 끝에서 고요가 내려앉아

범종각의 목어는 낮잠을 즐긴다.

 

짓궂게 노승은

한 낮에 목탁을 깨뜨리니

놀란 풍경은 촌스러운 하품을 토하며 도망을 간다.

 

석양도 비스 틈이 앞산에 누울 때

가득채운 공양그릇 들고 이리저리 뛰는

산새들의 그림자가 길다

 

저녁까지 이어지는 예불에

고단한 중생의 하루가 객사를 찾는 시간

범종이 어둠을 가리자

산사는 침묵 속으로 안식을 내려놓는다.

 

201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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