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침묵
老波
잔바람
나뭇잎 사이에서 쉴 때
산사 추녀 끝에서 고요가 내려앉아
범종각의 목어는 낮잠을 즐긴다.
짓궂게 노승은
한 낮에 목탁을 깨뜨리니
놀란 풍경은 촌스러운 하품을 토하며 도망을 간다.
석양도 비스 틈이 앞산에 누울 때
가득채운 공양그릇 들고 이리저리 뛰는
산새들의 그림자가 길다
저녁까지 이어지는 예불에
고단한 중생의 하루가 객사를 찾는 시간
범종이 어둠을 가리자
산사는 침묵 속으로 안식을 내려놓는다.
201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