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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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성묘 길에서/시 일송 장지원

노파 2016. 4. 12. 07:17

성묘 길에서

一松 장지원

 

 

진흙을 이겨

떠낸

우묵한 구덩이

바람은 거침없이 지나가고

어쩌다

구름은 자작하게 물을 머금어 눈시울이 축축하다

 

삶이 융틀거린다

완행열차를 타고

그 깊은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내 탄생의 비밀을 알 수 있을까

 

나를 떠낸 구덩인

옛 시간에 누워 침묵 하는 날이 많으시다

그 초로

따스한 햇살 아래 쉬는 것을 보고 있으면

미세한 탈각이 꿈틀 거린다

 

20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