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악동들의 쏘나타
장지원
얼음구멍 사이로 찬바람 들어가면 여울은 재채기를 하며 맑은 음을 토해 악보를 쓴다.
여유를 부리는 버들강아지는 쉼표를 그리다 아예 온쉼표 위에서 깊은 잠을 즐기듯 한다.
이를 멀쑥이 지켜보던 키가 큰 자작나무가 슬그머니 목창을 열어 전령을 띄운다.
노래의 신이 오는 길이 열리고, 어슴푸레 깔리는 카펫 위로 걸어오는 낯선 그림자, 얼음 속에 묻힌 악보를 찾아 달빛에 올린다.
겨울 악동들의 노래가 월광을 탄다.
공연을 기다리다 따뜻한 아랫목을 베고 잠이 든다. 한잠 자고 일어나 클래식이 흐르는 싱그러운 아침을 위해서 따끈한 원두 한잔을 내려야 겠다
201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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