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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여백으로 남겨두라/시 장지원

노파 2025. 3. 20. 00:03

 

여백으로 남겨두라

장지원

 

 

마음의 길이 어지러울 때

생각의 길이 안 보일 때

운신의 폭이 좁을 때

지금은 자신을 말없이 사랑할 때

 

짧은 보폭에

최소한의 에너지로

시간을 촘촘히 쪼개

지금은 소리 없이 자신을 관리할 때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다 보면

비 오고 난 후

바람 불고 난 후를 생각해

지금은 자신을 여백으로 아낄 때

 

세월도 미처 몰랐던 지점에서

그댈 마다하지 않으리

그때를 위해서

지금은 최소한의 보폭으로 자신을 여백으로 남겨둘 때

 

20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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