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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미역국 한 그릇에 담아내는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5. 3. 14. 00:03

 

미역국 한 그릇에 담아내는 이야기

장지원

 

 

아침상에 오른

이밥에 미역국 한 그릇

일흔다섯 번째 감사 기도를 한다

이 나이 먹도록

여기까지 도우신 하나님 고맙습니다

태엽이 풀려 바들바들 떨 때

나이테에 꽁꽁 묶여 숨 헐떡일 때

나잇살에 볼품없을 때

파란만장했던 도시의 골목을 떠나

인생 일흔다섯

비켜설 수도 없는 광야

외로움만이 벗 되어

광야의 밤을 쥐어짜

선인장 가시에

차가운 이슬을 꿴다

하루해 허락하면

금빛 윤슬 흐르는 강가에서 은구슬 꿸 테지

 

202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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