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뭐라 할까?
장지원
뜨거운 바람
차가운 바람
이 둘의 만남은 서로를 품는다는 게 숙명이라 할까
세월도 못 말리는 행세 이름하여 태풍
일상의 시계는 오른쪽 회전을 하는데
이놈들은 만나면 왼쪽으로 돌아가면서 많은 비를 뿌린다
시절에 역행하는 짓치고 순순히 물러나지 않아
가을도 엉거주춤 이놈의 눈치 보다
시간에 쫓겨 동동걸음치며 왔다가 달아나겠지
누가 차갑다, 뜨겁다. 하기도 전
전선을 펼치는 걸 보면 정체성을 훤히 들어내
세상을 어지럽히고 시절을 주무르려다
부딪치는 걸 보면 무지막지한 태풍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반대로 돌아가는 그 꼴조차 보기 싫다
숙명인지는 몰라도 이 땅의 가을은 오고 있는 건지
허구한 날 기다리다 보면 세월은 뭐라 할까?
202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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