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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머리 나쁘면 손발 고생시킨다/시 장지원

노파 2024. 7. 5. 04:32

 

머리 나쁘면 손발 고생시킨다

장지원

 

 

한 달을 제 마음대로 자라

일그러진 머리를 다듬는 날

 

그렇게 생긴 대갈통

너 때문에

내 모자 쓰는 것

너 세상 좋은 줄 알아라

 

한 번은 요리조리 다듬다, 성질나

확 밀어버리라 했다

할 말 잃은 대가리라도, 더 이상 나무랄 수 없더라

 

한 달 후 다른 이발사한테 갔더니

껄껄껄 웃으며

‘머리 나쁘면 손발 고생시킨다’더니

딱 그 짝일세

밑머리 길러 제대로 다듬자면 6개월은 잡아야 한다. 라고 말한다

 

머리를 잘 다듬어 기분 좋은 사람, 보기도 좋단다

‘신경 쓰지 말고 생긴 대로 살라’고 하더라

내 머리가 이 정도로 나쁜 줄 미처 몰랐다.

 

20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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