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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좋은 날 새벽-진짜 좋은 날

노파 2023. 12. 30. 05:17

 

좋은 날 새벽

-진짜 좋은 날

장지원

 

 

내 삶이 피곤하여

좋은 날 받아 삶을 거둬달라고 마지막 기도를 하던 밤

그것도 조건을 달았다

힘이 있을 때 데려가시던지

아니면 몸의 가시를 제거하셔, 증표를 보여 달라고 기도하는 밤

비몽사몽간에 하늘이 열리고

수많은 천사의 무리 가운데 계시는 주님을 보았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광경을 보여 주셨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

웅장한 찬송이 있었고

누군가에 의해 마지막 송별사가 있고

마지막 축도를 기다리는 시간

모두가 지쳐 쓰러지고, 나도 쓰러졌다네

기도 대신 정적이 흐르는 시간

 

얼마나 삶이 피곤했을까

한 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다들 초주검이 되었을까

나도 모르게 마지막 기도를 하게 되는 자리

‘보내는 한 해가 힘들었지만, 오는 새해는 더 힘차게 더 보람 있게 축복하소서’ 기도 했다

송년의 마지막 축도를 해주지 못하고 쓰러진 그분은 주님이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네

 

내 삶이 힘들어 데려가 달라고 기도할 때

주님은 친히 오셔, 내 곁에서 피곤해 쓰러졌다네

내 주님을 대신해 마지막 축도할 수 있음이, 내가 바라던 증표였다네

내 좋은 날이라고 받아 기도 하던 중

여호와 하나님은 진짜 좋은 날로 바꾸어 주셨다네

여기까지 동행해 주신 주님!

2023년 12월 30일 진짜 좋은 날! 하보우아살!

 

202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