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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계묘년癸卯年의 세모歲暮/시 장지원

노파 2023. 12. 31. 04:41

하보우아살!

계묘년癸卯年의 세모歲暮

장지원

 

 

계묘년을 돌아보니

짧기도 길기도 했던 2023년, 한 해의 명암이 우리 삶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잘 빠져나와

전장의 피로 얼룩진 지구촌

¹지구의 네 귀를 잡고 있던 천사가 그 손을 놓은 듯하다

 

그날들 사이 쐐기처럼 박고 나서는 이상기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세계 곳곳의 호수들

듣도 보도 못했던 폭설과 폭우

사람의 체온을 넘어서는 폭염과 지진

바다는 그 임계점을 넘어 토해 내는 해일과 토네이도

²바다와 파도의 우는 소리에 삶이 피곤할 대로 지친다

 

이성의 벽을 허물어 무질서한 성적 향락

약자의 성적 학대

무분별한 성적 타락

성을 매개로 한 살인

³역사의 마지막에서나 볼 듯한 광경이다

 

정치는 실종하고

국회는 이성을 잃고

정당은 고유한 기능조차 팽개친 형국

길이 아닌 길을 서슴없이 가는 양심이 화인 맞은 사람들

³국민은 각자도생各自圖生에서 몸부림쳐야 하는 하루하루

 

여기에 한 수 더 부추기는 각양각색의 시민단체들

노총은 누굴 위해 주야 장차 깃발을 들어야 하나?

사회 운동권과 정치권력의 공생

턱 없이 빈대 붙어먹고 살려는 파렴치한 괴물들

줄줄 새는 세금에 맛을 들인 변절자들과 배후의 운전자들

⁴이젠 선한 양심으로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 지점에서 엄중히 세모歲暮의 길을 묻는다

 

<노트> ¹지구의: 계7:1, ²바다와: 눅21:5, ³역사의: 벧후3:3, 딤후3:1, ⁴이제: 히3:1, 히12:2 참고.

 

202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