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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꽃과 그림자/시 장지원

노파 2024. 1. 3. 04:40

 

꽃과 그림자

장지원

 

 

명사名詞적으로 보는 꽃은

보편적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

예수는 산상설교에서 ‘들에 핀 백합화를 보라’ 했다

삶의 아름다움을 가감 없이 설명하는 일변도에 공감한다

 

철 따라 개화하는 꽃

개화하는 시각을 달리하는 꽃

개화 시간의 길고 짧음을 보는 꽃

시도 때도 없이 피는 강인한 생명력의 꽃도 부지기수

꽃이 있어 세상이 아름다울 수밖에, 사람들은

 

터전을 마련해 꽃을 심고 인생의 반려로 보고 만족해한다

삶의 여백을 꽃으로 장식해 질을 높인다

자투리 시간도 꽃길을 걸으며 사유의 동행을 즐긴다

잠들기 전 달빛 아래 하얗게 피는 박꽃에서 자신의 넋을 갈무리하기도 한다

 

동사動詞적으로 보는 꽃 역시

한 삶의 결실이 꽃에서 기인 되기에 의미를 둔다

그래서 사람들이 꽃을 보면 좋아하는 본능조차 아름답다

꽃에 얽힌 이야기는 조물주의 걸작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202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