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환란의 때
장지원
¹야곱이 형 에서를 만나기로 한 전날 밤
그에게 몰려오는 공포와 두려움 ……
‘너희는 자식을 해산하는 남자가 있는지 물어보라, 남자마다 해산하는 여인같이 손으로 허리를 짚고 그 얼굴빛이 창백하여 보임은 어쩜 이뇨’
²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기도하는 야곱의 손은 떨리고 있다
날이 새면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시간
이보다 더 절실한 때 있을까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부친 이삭의 하나님, 그리고 야곱의 하나님이
기도하는 야곱의 손을 손절하지 않으시고 붙잡으신다
여명이 얍복강 나루를 더듬어 올 때 ‘나로 가게 하라’ 하신다
‘당신이 나에게 축복하지 않으면 가게 할 수 없나이다’ 절실하게 붙잡는 야곱의 손
‘놓으라’ 뿌리치는 손이 야곱의 환도를 가격하게 돼 위골 된다
‘나로 가게 하라’,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이르시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하나님과 겨루어 이기었음이라’
‘하나님과 대면하여, 생명을 보존함이’ 야곱뿐이더라
하나님의 얼굴을 본 후 해가 돋았고, 환도뼈로 인하여 이스라엘이 절었더라
이를 가리켜 ‘야곱의 환란’이라, 이스라엘은 자기 삶에 인印같이 새기니라
¹‘슬프다 그날이여! 비할 데 없이 크니, 이는 야곱의 환란의 때가 됨이로다’
<노트> 구약성서 ¹예레미야 30장, ²창세기 32장에서 인용하여 엮음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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