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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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샛별이 등대라네/시 장지원

노파 2024. 1. 2. 04:40

 

샛별이 등대라네

장지원

 

 

성성한 날들이 겹쳐 일기장이 되고

어수선한 날도 겹겹이 쌓이면 역사가 되는데

사관의 하루를 열어주는 별

떨어지는 날들을 갈피 하는 사관의 눈에도 여명이 튼다

 

늘 그랬듯이 우리의 지고지순至高至純함도

때를 기다리며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경우도 있으니

흘러가는 구름 보고 길을 묻다

요동치는 시절, 사관의 붓도 춤추다 검은 눈물 흘린다

 

하루를 걱정하는 사람들, 이 하루에 명운을 걸기도 하고

미련 없이 버리기도 하는 삶조차

간단하지 않다는 지론이지만

사관의 붓은 언제나 꼿꼿하다

 

짧은 하루 꽃이 피기도, 지기도 하는 사이

노래하던 새 어디 가고, 소쩍새 슬피 우는 밤

해 떨어지는 나루 사관을 기다리는 나룻배

샛별이 등대라 검은 물길도 밝혀 주겠지!

 

202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