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장지원
줄기차게 내리는 장맛비 속
삶의 이야기가 느닷없이 빗물에 씻겨 흘러가는 날
태산만이 가슴에 무너져
사람들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금씩 잦아드는 산 그림자
조용히 머리를 드는 허무
없어서는 안 되고
넘쳐서는 더더욱 안 되는 물의 세계
인간의 삶을 역설적으로 설명을 해야 하나
차 한 잔을 놓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
다윗은 ‘병사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예루살렘에 들어가 길러온 샘물을 마실 수 없다.’고 한
그 대목에서
현실도 기막혀 차 한 잔의 여유마저 사치일까 싶어
찻잔을 빗물에 기울여버린다
좋은 물, 나쁜 물이 있겠는가?
물의 진실을 아는 게 먼저일 것 같다
202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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