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간
장지원
시, 수필, 소설, 기행, 한꺼번에 원고를 마감치고
갖는 고즈넉한 시간
커피 한잔이 빠질 수 없다
창밖에는 새소리가 오가고
뜰 안에 푸르름도 어제 비에 색깔이 더 짙어졌다
화분에 꽃들이 적령기를 넘기며
시인의 무심함에 반기라도 들 기세다
내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는 자연이 싫지 않다
늘 듣던 바가지 소리와 비슷한 충격이랄까
나는 늘 이런 시간 속에 살고 있다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까지 미치지 못했던 시간만큼 웃자라고 있었다
하나하나 섶을 주는 사이
햇살도 내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어
광합성 작용이라도 하는 것 같아 몸도 마음도 생체리듬을 찾아가는 것 같다
가벼운 육체노동의 중요함을 새삼 느끼는 시간
뇌의 집중적 사용에서 오는 에너지의 고갈은 글쟁이가 맞는 단골 메뉴이다
나만의 한유한 시간의 커피 한 잔
커피 향으로부터 위로가 되는지
시인의 휴식이 창작의 징검다리가 되길 기대하며 돌려세우는 나만의 시간
노트북 자판은 다시 신들린 느낌이다
202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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