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부터 오늘
장지원
흰 눈발이 날리는 월정사
성급한 상춘객들
이월의 마지막 휴일을 즐기는데
나는 아내와 선재길에 오르니
오대산 계곡은
봄 맞을 준비 보다
해탈의 경지에 머물러
참선의 긴 기도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상원사
햇살이 봄을 견인하러 왔다 우릴 맞는다
선재길을 오르는 사람마다 숱한 깨달음이 있었으리라
찻집에 들러 차 한 잔 마시니 상념이 길을 가잔다
비로봉을 오르는 길섶
적멸보궁이 흰 눈발에 희미하게 떠 오르더니 찻잔엔 아내의 얼굴이 선명 타
평생을 나만 보고 살아온 그 세월이 43년
오늘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적멸보궁寂滅寶宮을 지어 보리라
一松의 삶[詩] 속에 녹아 있을 보물과도 같아 오랜 세월같이 하리라
202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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