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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날부터 오늘/시 장지원

노파 2023. 3. 28. 04:40

 

그날부터 오늘

장지원

 

 

흰 눈발이 날리는 월정사

성급한 상춘객들

이월의 마지막 휴일을 즐기는데

나는 아내와 선재길에 오르니

 

오대산 계곡은

봄 맞을 준비 보다

해탈의 경지에 머물러

참선의 긴 기도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상원사

햇살이 봄을 견인하러 왔다 우릴 맞는다

선재길을 오르는 사람마다 숱한 깨달음이 있었으리라

찻집에 들러 차 한 잔 마시니 상념이 길을 가잔다

 

비로봉을 오르는 길섶

적멸보궁이 흰 눈발에 희미하게 떠 오르더니 찻잔엔 아내의 얼굴이 선명 타

평생을 나만 보고 살아온 그 세월이 43년

오늘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적멸보궁寂滅寶宮을 지어 보리라

一松의 삶[詩] 속에 녹아 있을 보물과도 같아 오랜 세월같이 하리라

 

202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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