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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빈 모래시계/시 장지원

노파 2023. 1. 19. 04:40

 

빈 모래시계

장지원

 

 

중요한 게 뭔지

지금 필요한 게 뭔지

알 수 없어

애꿎은 시간만이 제물이 되는 모래시계

 

나이테는 늘어나도

백 년의 날들이 문드러져 지문조차 소실되는 시간

바람에 묻히는 풍경소리

고독만을 물어내는 야심한 밤

북극성마저 졸리던지

달빛조차 흔들리는 시간

천근만근 늘어지는 밤이 길 수밖에

 

지금 곁에

가까이 두어야 할 게 있다면

빈 모래시계

돌려세울 수 있는 배짱이라도 있을까

 

202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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