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일기
장지원
가을이 짙어가는 바닷가
잠깐의 시간을 내려놓는 사이
커피 잔에 이는 파도
하얀 물거품에
말갛게 씻기는 내 마음
태고의 바다는
숱한 세월을 토로하듯 흰 거품을 물고 내 앞에서 쓰러진다.
만만치 않은 세월
그러나 분명한 건
들치고 털어도 먼지 하나 없는 삶
바람은 알알이 헤집고 흩어 시련이 크지만
억겁의 시간을 두고 씻어서인지
감당할 수 있었던 세월
파란 하늘 아래 숨김이 없는 너의 삶
여전히 깨끗해서 태양의 눈도 모래톱에서 하얗게 부서진다.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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