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퍽대는 날
장지원
며칠째 장맛비가
추녀 끝에서 갈 줄 모르고 마냥 놀더니
안개 되어 테기산을 떠나나 보다
물 찬 여울을 건너
사태 난 산비탈 돌아가다
심통이 꼬였던지 제 성질 못 이겨 돌아서니
산 중턱에서 눈시울 깔고 눈물지우는 아침안개
한 주일도 모자라
칠월 한 달 뻗치다니
고운구석 없이
어딜 가나 퍼질러 앉는다
칠월이 가고
팔월이 오면
허둥대던 날씨도 차분히 제 길을 갈 수 있을까
백두대간이라 말을 아껴 그렇지
질퍽대는 날만큼 하루해도, 거꾸로 가는 것 같을 게다
202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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