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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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질퍽대는 날/시 장지원

노파 2022. 9. 6. 04:40

 

질퍽대는 날

장지원

 

 

며칠째 장맛비가

추녀 끝에서 갈 줄 모르고 마냥 놀더니

안개 되어 테기산을 떠나나 보다

물 찬 여울을 건너

사태 난 산비탈 돌아가다

심통이 꼬였던지 제 성질 못 이겨 돌아서니

산 중턱에서 눈시울 깔고 눈물지우는 아침안개

 

한 주일도 모자라

칠월 한 달 뻗치다니

고운구석 없이

어딜 가나 퍼질러 앉는다

칠월이 가고

팔월이 오면

허둥대던 날씨도 차분히 제 길을 갈 수 있을까

 

백두대간이라 말을 아껴 그렇지

질퍽대는 날만큼 하루해도, 거꾸로 가는 것 같을 게다

 

2022.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