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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11호 태풍 『힌남노』/시 장지원

노파 2022. 9. 7. 04:40

 

11호 태풍 『힌남노』

장지원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

철 바뀌는 게 무슨 대수라고 유난을 떠나 했는데

찢어진 지구의 한 귀퉁이

참혹한 낯선 풍경들이 허탈하다

지난여름만 해도

해변의 아름다움은 우리들이 그려

수많은 별들의 이야기가 잠들던 모래사구

나뭇가지에 걸어두면 밤바다의 유령까지 비추던 해송의 달

그 아름다운 자리마다

영혼 없는 쓰레기들로 가득한 해변

태풍이 떠난 곳마다

여전히 밝은 태양

이 많은 쓰레기를 누가 버렸나

몸살 하는 지구를 보며 우리에게 책망이라도 하는 듯하다

직설적이고도 역설적으로 하는 것 같아

가슴이 찌릿하다

 

<노트> 11호 태풍 힌남노2022964:50~07:10 사이 우리나라 동해로 빠져나갔다. 역대 급으로 중심기압 955hpa/풍속 시속 200km/h 강한 위력(1959년 사라 951hpa, 2003년 매미 954hpa)을 짐작할 수 있었다피해는 대피 2,900, 사망 10, 실종 2, 부상 1명으로 집계됐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9928/관련기사

 

202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