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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휘둘리며 살지 마라/시 장지원

노파 2022. 8. 23. 04:40

 

휘둘리며 살지 마라

장지원

 

 

꽃이 흔들리며 피는 이유를

깃발이 펄럭이는 이유를 알면

휘둘리며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흔들림과 휘둘림의 혜안이 있다면

 

바람 없는 뜨락에

꽃을 심지 않았을 테고

깃발을 세우지 않았을 테지

 

바람은 제 길을 가는 게 그렇고

그댄 가는 길이 그렇고

서로를 알아가며 얻는 지혜라면 진실하게 사는 멋 아닐까

 

혹 세월이 살짝 흔든다고 하자

뿌리 있는 나무가 되어 두터운 그늘이 되어라

 

얼마나 못났으면 휘둘리며 사나

 

2022.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