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바다
장지원
파도에 실려 오는 억겁의 이야기들
모질게도 바위에 부딪치더니
뿌리조차 내리지 못 하고 사라지는 달그림자
무슨 사연이기에
품어주지 못하고 밀어내는 바다
자투리 시간에 발 담그고 떠나는 시간여행
아침엔 갈매기의 붉은 눈
한 낮엔 뜨거운 태양
유성들이 꼬리를 물고 투신하는 바다
호젓이 손으로 그림을 그릴 때면
얄밉게도 파도가 쓸어가고
시인의 가슴에 시를 쓰면
번번이 지우려고 다가오는 성난 바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역설적인 너울 성 파고
내 삶을 지우려는 듯
무엇이든 다 잊으라고 한다.
202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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