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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태양이 힘을 뺄 때/시 장지원

노파 2022. 6. 3. 04:40

 

태양이 힘을 뺄 때

장지원

 

 

들끓던 태양도 힘을 뺄 때

그에게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지구가 둥글어 자전과 공전을 한다는 게 인간이 기댈 수 있는 축복이다

 

제아무리 중요한 시간이라도

태양처럼 살 수 없다는 게 인간으로서의 한계다

그래서 하루를 촘촘히 나누어 던져준 날 줄이 지구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방식들이 다 다르다

생각 없이 사는 시간

의도적으로 살아가는 시간

마지못해 살아야 하는 시간

더불어 사는 시간들

태양은 자신의 시간에 충실하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광야에서 만나를 먹을 때도 태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더 많은 양식을 구한 것 또한 사람의 욕심이다

태양의 시간을 사유私有하지 마라

그래서 태양도 힘을 뺄 때 있다

지구는 인간의 삶을 위해 자세를 낮추어 23.5도 기울어져 있는가 보다

 

202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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