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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조물주의 사랑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2. 5. 13. 04:40

 

조물주의 사랑이야기

장지원

 

 

봄이 흘리고 가는 시간들

정신없이 주서 담다

하루 해 짧은 줄 모른다.

 

가는 세월을 앞세우고

무거워지는 몸 추스르다보면 두꺼워지는 얼굴

우주를 향해 내미는 배짱 하나 뿐

그래도 태양은 밉지도 않은지 어깨를 다독이더라.

 

바쁜 대로

유월에 초산을 치르면

가을까진 만삭의 여유도 누릴 수 있다는 걸 안는지

이쯤 되면 바삐 가는 세월도 감당이 안 돼

몸집을 줄이라 하지만

때를 기다려야 하는 날들

가을 산하에 이만한 치적이 있을까

 

이를 어느 가사에서는 ‘봉숭아 연정’이라 하지 않은가.

요모조모 자연에서 빚어내는 싱그러운 그림

조물주의 사랑이야기 아닐까

 

20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