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촌놈
老波
겨울에는 무명 솜바지 저고리
여름에는 짤 뚝한 삼배 바지적삼 입고
빡빡머리, 새까만 두 눈에 천진한 아이
얼뜨기는 오금이 재려 못 걷다가도
감당이 안 되는 붉은 얼굴로 삼십육계 줄행랑치던 그 촌놈
사리를 따지기보다, 자신을 작게 갈무리 하는 외소 한 딱지가 늘 붙어 다녔지
차림세도
어눌한 말씨도
일상의 행동이 어수룩하여
그 때 이 땅에는
그런 촌놈들이 살았었지
얼뜨고 순박하던 그 아이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이름도
빛도 없이
밤하늘의 퇴물이 돼
아픈 날개 접고 초막을 손질하는 여윈 손
아! 이 시대의 영웅은 그 촌놈이라. 말 하리
2012.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