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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 촌놈 /이시대의 영웅/노파의 시

노파 2012. 5. 14. 05:46

그 촌놈

老波

 

 

겨울에는 무명 솜바지 저고리

여름에는 짤 뚝한 삼배 바지적삼 입고

빡빡머리, 새까만 두 눈에 천진한 아이

얼뜨기는 오금이 재려 못 걷다가도

감당이 안 되는 붉은 얼굴로 삼십육계 줄행랑치던 그 촌놈

 

사리를 따지기보다, 자신을 작게 갈무리 하는 외소 한 딱지가 늘 붙어 다녔지

 

차림세도

어눌한 말씨도

일상의 행동이 어수룩하여

그 때 이 땅에는

그런 촌놈들이 살았었지

 

얼뜨고 순박하던 그 아이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이름도

빛도 없이

밤하늘의 퇴물이 돼

아픈 날개 접고 초막을 손질하는 여윈 손

아! 이 시대의 영웅은 그 촌놈이라. 말 하리

 

201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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