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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곤드레 밥/시 장지원

노파 2022. 2. 8. 04:49

 

곤드레 밥

장지원

 

 

산촌 명산에는

이름도 얄궂은 산나물 곤드레가 있어라

 

다년 생 나물이지만

꽃을 피우면 씨앗을 남기고 죽는데

기품이 가상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명품 곤드레의 매력이어라

 

봄 한 철 푸른나물은 감칠맛 나지만

나물밥에 빠작장 한 술로 쓱쓱 비비면

산촌의 깊은 맛이 살아나다

말린 묵나물로 지은 곤드레밥도 그 맛이 일품인데

그 진한 맛은 철을 두고 다를 바 없어라

 

저녁 밥상에 오른 곤드레밥

나물 향이 밥그릇 안에서 맴돌다

입 안에서 몸부림칠 때

쌉쌀하고 향긋한 맛에 반응하는 몸이 명품을 걸친 듯하다

이 기분이라면 100년은 너끈히 살 것 같아라

 

20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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