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回想
장지원
패거리 지어
끼리끼리 놀던 위인들 다 죽었다
두고 보지 못해 괴롭히던 인간들 다 죽었다
제물 될 만한 것 모조리 해 먹던 놈들 다 죽었다
세상 어지럽히던 것들 치우니,
남은 건 묵정밭
아직도 남은 뿌리들 숨 줄 대고 있어
천만다행千萬多幸 천만다행天萬多幸이라지만
묶어서도 안 되고 혼돈해서도 안 되는 말
‘네 어디 있느냐’ 신이 찾으실 때,
사시나무 떨듯 하겠지
끝까지 인간사에 개입하시는 하나님,
천지간天地間의 진리眞理
물레방아 돌다 멈춰서도
세월의 수레바퀴는 돌아
눈 한 번 깜짝 하는 사이
불 지나갈 묵정밭
부활의 봄을 기다리겠지
2022.1.14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섣달의 기도/시 장지원 (0) | 2022.02.09 |
---|---|
곤드레 밥/시 장지원 (0) | 2022.02.08 |
행복幸福/시 장지원 (0) | 2022.02.04 |
잿빛라인[grayline]/시 장지원 (0) | 2022.02.03 |
모란의 계절/시 장지원 (0) | 2022.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