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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회상回想/시 장지원

노파 2022. 2. 7. 05:02

 

회상回想

장지원

 

 

패거리 지어

끼리끼리 놀던 위인들 다 죽었다

두고 보지 못해 괴롭히던 인간들 다 죽었다

제물 될 만한 것 모조리 해 먹던 놈들 다 죽었다

세상 어지럽히던 것들 치우니,

남은 건 묵정밭

 

아직도 남은 뿌리들 숨 줄 대고 있어

천만다행千萬多幸 천만다행天萬多幸이라지만

묶어서도 안 되고 혼돈해서도 안 되는 말

‘네 어디 있느냐’ 신이 찾으실 때,

사시나무 떨듯 하겠지

끝까지 인간사에 개입하시는 하나님,

천지간天地間의 진리眞理

 

물레방아 돌다 멈춰서도

세월의 수레바퀴는 돌아

눈 한 번 깜짝 하는 사이

불 지나갈 묵정밭

부활의 봄을 기다리겠지

 

20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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