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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섣달의 기도/시 장지원

노파 2022. 2. 9. 05:10

 

섣달의 기도

장지원

 

 

섣달의 밤

꼬리 감춘 달빛

돌아가는 길마저 시린 날

상고대 피우다

밤을 새운 초침이 가리키는 설국의 나라

 

섣달의 긴 밤

배고픈 산촌의 가족들

삼동을 지내자니 시련이겠지

여명에 쫓겨 가는 섣달의 조각들

볼썽사납게 문풍지 흔드는 골바람

눈 덮인 능선에서 새벽을 깨우는 궁노루의 절규

앞산에도 아침이 밝으려는지

 

대한大寒이 코앞이니

생각보다 섣달도 빨리 가겠지

 

202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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