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장지원
날 따시면 나들이 하자더니
뭐가 그리도 급해 혼자 가나
무슨 사연 있기에
숨 돌릴 사이 없이 떠나나
곰삭은 사립문에 너의 뒷모습 덩그러니 걸려있다
지난겨울
춥다고 엄살이 심하던 너
따뜻한 찻집에서 한 나절 차 마시던 날
오래 같이 살자며
칼국수 한 그릇 시켜놓고 서로 더러 주더니
이젠 동산에 올라 불러봐야 하는 옛 이름이 되다
친구야
가는 길이 춥고 험할지라도
가다가 외로우면 그 찻집에 들리고
길에 지치고 배고프면 그 국수집에 들려다오
삼동 지나 아지랑이 피는 날 나도 널 기다릴게
그 때 우리 서로 알아보겠지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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