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장지원
도시의
빌딩 숲에 가려서일까
네온사인의 밝은 불빛 때문일까 보이지 않는 나
잃어버린 것도
도둑맞은 것도 아닌데
왜 보이지 않을까
신호등 앞에 멈추면 보일까
알아 볼 수 있을까
40년을 하루같이 살아 온 그 도시였지만
나의 그림자조차 볼 수 없어
시계의 바퀴만 따라 헛돌다 돌아서야하는 시간
귀소본능일까
빽빽한 자연의 촌락으로 돌아가고 있다
바람 소리가 귀에 익고
여울물에 도시의 회색먼지가 씻기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전원에 투영되는 나의 그림자
본능이 살아나는 시간
일탈이 멈춰서일까
번잡함도 없이 시간이 멈춰 선 듯 하다
어둑살이지는 전원의 사계
고요로 몰아가는 자연의 속성
흐릿하게 나타나는 낯익은 모습
눈을 지그시 감을수록 더 선명하게 나타나
자음과 모음의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 나 아닌가.
202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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