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장지원
이 세월을 붙잡고 물어보라
내 몸의 신비로움을
머리를 들고 뜯어봐라?
뇌가 두개골 안에 있음은 사상적 지배를 쉬 받지 말라는 수단일 테고
눈이 두 개인 것은 무엇이든지 초점을 맞추어 바르게 보라는 수단일 테고
귀가 두 개인 것은 온갖 소리 중 한 귀로 듣고 한 쪽으로 흘릴 말이 있다는 수단일 테고
코는 하나에 구멍이 두 개인 것은 한쪽이 막혀도 한쪽으로 숨을 쉬란 수단일 테고
입이 하나인 것은 말 많은 세상이라지만 한 입 다물면 편하다는 수단일 테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지경에 빠져드는 시간
수억의 얼굴이 다 다르다
하지만 허점투성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어딘가의 중력의 힘을 받는 것 같지 않은가?
사람의 얼굴이란?
자연의 정밀한 비밀 같아
오감의 완전한 조합 같으면서도
일상에서 쉽게 망가지는 흔한 그림 아닌가?
20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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