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그 세월이/시 장지원

노파 2021. 12. 23. 18:54

 

그 세월이

장지원

 

 

얼음장 같은 냉골도

군불 짚이기 시작하면 사르르 녹는 게 삼동의 정서인데

겹겹이 쌓인 산자락 눈도

봄 햇살에 아쉬움 없이 잔설 빠지는 게 산촌의 정취인데

서릿발처럼 시퍼렇던 가슴도

밀물 같은 인정에 개펄처럼 풀어지는 게 삶의 정수인데

 

차디찬 게 어제오늘이 아닌 게

그러자니 달 기울어 그믐으로 가는 길

어슴푸레 한 날들의 끝은 어딜까?

 

아이야!

새벽 고래에 불 짚여라

아이야!

대지에 봄을 재촉하라

아이야!

삶의 정수가 무엇인지 살펴보라

 

모란은 그 추운 삼동을 나고 있는데……

 

20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