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월이
장지원
얼음장 같은 냉골도
군불 짚이기 시작하면 사르르 녹는 게 삼동의 정서인데
겹겹이 쌓인 산자락 눈도
봄 햇살에 아쉬움 없이 잔설 빠지는 게 산촌의 정취인데
서릿발처럼 시퍼렇던 가슴도
밀물 같은 인정에 개펄처럼 풀어지는 게 삶의 정수인데
차디찬 게 어제오늘이 아닌 게
그러자니 달 기울어 그믐으로 가는 길
어슴푸레 한 날들의 끝은 어딜까?
아이야!
새벽 고래에 불 짚여라
아이야!
대지에 봄을 재촉하라
아이야!
삶의 정수가 무엇인지 살펴보라
모란은 그 추운 삼동을 나고 있는데……
20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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