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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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송 장지원 제8회 청량문학상 수상

노파 2021. 3. 10. 05:16

일송 장지원 제8회 청량문학상 수상!

2021년3월7일, 최고의 생일 선물! 감사합니다. 하보우아살!

 

보랏빛 향기

장지원

 

 

라떼의 꿈이

커피 잔에서 사그라지는 때

잔잔한 파문에 갇혀

혼자 아파해야하는 꽃

오솔길에서

외롭게 눈시울 적시다

그리움조차

삶의 갈피에 묻어버려

위로 받지 못 하는 보랏빛 향기

둘이서 마실 수 있는 모닝커피라면

빈 가슴에 담아

둘이 마실 수만 있다면

아침에 피는 나팔꽃이 될 텐데

그댄

보랏빛 향기를 모른 척 하는가

 

나 꽃이 될 수 있을까

장지원

 

 

햇살도 비켜가는 하루

봄바람 흔들어도

피지 않는 꽃

일상 손질하다

가슴에서 사그라지는 꽃

꽃이라 하지만

피지 않는 사월의 꽃이라 잔인하다

이른 아침 피었다

해 뜨면 사라져도

나팔꽃으로 피면 잠깐 동안이라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차라리 하루 낮 기다려

아무도 보지 않는 밤에 박꽃으로 피면

달빛이라도

나 꽃으로 보아주겠지

 

기다림

장지원

 

 

정거장 한 모퉁이

느린 시간만큼

차갑고 낡은 의자

밤기운이

터널을 나와 섰다 가길 기다리는 시간

삶을 잠시도 내려놓지 않고

지나쳐 버리는 괴물

떨어지는

유성의 꼬리가 길어져

가슴을 파고드는 애무가 시련으로 자라

고드름의 길이가 늘어난다

떨어지는 수은주 사이

정거장의 불빛은 식어만 간다

아무도 내리지 않는 정거장에서

오늘도

막차까지 기다린다

 

『제8회 청향문학상』 수상 소감

장지원

 

2020년 한 해는 여느 해에 비추어 보아 안부 인사조차도 나누기가 힘들다. 불청객 ‘코로나19’라는 초유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리며 가슴을 쓰러 내려야 했던 한해였다. 그 와중에도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청향문학상』 수상 소식은 전선에서 수혈과도 같은 낭보였다. 글의 묘미라면 생면부지의 사람이라도 한 편의 글을 통해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 낸다는데 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면 어수선한 일상에서도 글을 써 저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었다는 게 수상의 단초가 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청향문학상』을 제정하고 재림문학 발전에 기여하여 주신 『청향』님과 재림문학 심사위원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글쟁이가 글을 먹고 청렴하게 사는 한 우리가 힘써 사는 사회도 밝고 더 안정된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 열심히 창작활동에 매진하여 여러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봉평 하늘아래서-

 

<작가 프로필>

이름: 장지원(張志源) 1952~

아호: 一松 / 필명: 老波 / 예명: 삿갓

시인/소설가/경북 영주 부석 출생

 

삼육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수료

월간문예사조 시 등단(2006년)

월간 문예사조 소설 등단(2010년)

월간 문학세계 수필 추천(2016년)

재림문학상 수상(2005년)

세계문학상 소설 대상 수상(2018년)

제8회 청향문학상 수상(2021년)

現代韓國人物史 등재(2005년)

韓國詩大辭典 등재(2010년)

2013년 두물머리 세미원 시화전 기획 및 총감독

2016년 한국문학을 빛낸 100인 선정 작가

 

한국문인협회 양평지부 회원

월간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재림문인협회 회원

저 서 : 시집, 이브의 초산, 보헤미안의 축일, 낙엽에 쓰는 일기, 사월의 유희, 보랏빛 향기 등 다수

blog: http://blog.daum.net/tank153 운영

e-mail: tank1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