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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지금을 살아가는 힘/시 장지원

노파 2020. 4. 26. 11:54


지금을 살아가는 힘

장지원

 

 

코로나19가 바꾸어놓은

얄궂은 풍경을 따라 그리다 일그러진 일상

가슴에서 피우지 못하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

애타게 기다렸던 날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나는 현기증이 난다

 

지난해 벚나무 아래서

꽃비가 좋아 뛰놀던 손주들

솜사탕 물고 마냥 행복해하던 모습

지금도 눈에 선 한데……

 

울컥울컥 치미는 우울함

삶이 시들어 선 낙엽 지우는 날

저 수평선 넘어

저 지평선 멀리

주검의 지경을 밀어내야 하는

인간의 나약한 분투

신이 허락하는 시간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온전한 기도가 있는 곳이라면

우리 성숙함으로

새로운 환경에 잘 어울리는

조물주의 새로운 걸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20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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