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살아가는 힘
장지원
코로나19가 바꾸어놓은
얄궂은 풍경을 따라 그리다 일그러진 일상
가슴에서 피우지 못하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
애타게 기다렸던 날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나는 현기증이 난다
지난해 벚나무 아래서
꽃비가 좋아 뛰놀던 손주들
솜사탕 물고 마냥 행복해하던 모습
지금도 눈에 선 한데……
울컥울컥 치미는 우울함
삶이 시들어 선 낙엽 지우는 날
저 수평선 넘어
저 지평선 멀리
주검의 지경을 밀어내야 하는
인간의 나약한 분투
신이 허락하는 시간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온전한 기도가 있는 곳이라면
우리 성숙함으로
새로운 환경에 잘 어울리는
조물주의 새로운 걸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20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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