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우울했던 날
장지원
대상포진과 싸우는 사이
입춘이 지나고
봄이 와 있다
양지쪽 언덕아래 파릇 푸릇한 새싹들
긴 잠 털고
철지나 갈아입는 야무진 매무새
며칠이 지났을까
몇 주가 지났을까
호되게 보낸 고통스러웠던 시간
부러진 시인의 연필심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 했던 날들
긴 시간 조금씩 찾아오는 여유로움
제자리 찾아 가는 길
영혼이 깨어나는 뜨락
슬며시 쥐어주는 연필
시인의 일상에서 봄은 활짝 피겠지
20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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