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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삼각주/시 장지원

노파 2020. 1. 14. 05:59


삼각주

장지원

 

 

개망나니 같은 시절도

지내놓고 보면

차곡차곡 쌓여 역사의 가지런한 이야기

객기부릴 땐

볼썽사나운 곳도

허점도 많이 보였는데

앙칼지게 뭉개 가는 판

너덜너덜한 조각들을

지그시 밟고 지나간다

미친 강물이

세차게 흐를 땐

옆구리를 대 주고

느리게 흐를 땐

등짝을 대 주는

삼각주를 봐라

퇴적층이 자연에만 있는 게 아니잖은가

 

2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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