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의 겨울이야기
장지원
꼭꼭 눌러 숨 죽여 놓은 날
숨구멍 열릴까
삭풍은 골골이 순찰 돌아 입을 다문 지 오래
궁노루 엉덩이 지지다보면
사립문 밖 한길 눈 빠지고
배고픈 겨울토끼 발자국 따라 삶의 길이 난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집 앞에
소리 없이 쌓이는 가랑잎들
몇 날을 지났는지 허옇게 바라
혹독한 겨울이 까치발 들고 융기 한다
날 풀리면 맥없이 허물어질 길
어쩌다 독수리라도 날면
등 넘어 영감님 무사 한지 군금도 하다
날 풀리면 온 동네 기별하여
푸성귀 한 바구니 뜯어 한 쌈 할 텐데
산촌의 깊은 겨울
외로움 달래다 지치는 궁노루의 하루
2020.1.2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각주/시 장지원 (0) | 2020.01.14 |
---|---|
그대 향기는 고벨화/시 장지원 (0) | 2020.01.13 |
그리움/시 장지원 (0) | 2020.01.11 |
세모의 미친 풍경/시 장지원 (0) | 2020.01.10 |
무지한 사람아-무엇이 널 그렇게 만들었나/시 장지원 (0) | 2020.01.10 |